해삼과 멍게

강한 바다의 향기를 머금고 있는 바다친구들 해삼과 멍게

해산물을 좋아하는 나지만 가끔은 회가 아닌 다른 해산물이 먹고 싶을때가 있다

그럴땐 실패하지 않을 무기 해삼과 멍게를 주문한다

​

노란 멍게는 부들부들 귀엽게 생긴 속살속에 누구보다 강한 바다향기를 품고 있다

생긴것이 싫다고 외면받을때도 있는 해삼은 오독오독한 식감으로 우리를 재밌게 만들어 준다

그리고 소주한잔

이 궁합은 말이 필요없다

​

어렸을땐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던 음식들이 있다

그 중 하나가 멍게였다

아버지가 드시고 계시던 멍게를 처음 마주한 순간

호기심에 첫 입

그리고 그게 마지막 입이 되었다

​

그 이후, 몇 년이 지나 아는 지인과 함께 해산물포차에 갔다가

멍게를 다시 마주했다

'이걸 왜 싫어했지?'

강한 바다향기와 씁쓸한 맛 그리고 마지막에 오는 달콤함

맛도 맛이지만 소주와 찰떡궁합을 만난 것이다

 

 

우리는 항상 모든 음식이나 경험에 처음이라는 것이 있다

첫 경험이 어땠는지에 따라 두번째가 있을수도 없을수도 있다

요즘은 나의 첫 경험도 다시한번 생각해보자는 마음으로

좋지 않았던 첫 경험을 뒤로 하고, 관대하게 두번째 경험을 주자는 마음을 가지게 됬다

​

환경, 나이, 감정에 따라서 다가오는게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

음식도 영화도 책도 사람도

먹다보면 보다보면 읽다보면 만나다보면

첫 인상과 달라져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

이런 두번째 경험이 세번째, 네번째 더 좋은 경험을 만들어 준다

​

이제는 나의 경험에 조금 더 관대한 마음으로

두번째 기회를 줄 수 있는 용기를 가졌음에 감사하며

​

해삼과 멍게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.

​